우리와 함께 팔레니츠까지 갔었소.

"브리스톨 호텔에요." 잠시 침묵이 흘렀다. "당신은 절대 가난한 사람이 아니시구먼." 슈무엘 스메테나가 말했다. "가난한 사람이 부모의 무덤을 보러 폴란드에 오지는 않지요. " 맥스는 그렇게 말해 놓고는 자기가 한 말에 스스로 놀랐다. "자, 그럼 당신은 우리와 한편이오." 슈무엘이 말했다. "여기 바르샤바에서는 부자가 되지 못해요. 부자 아버지 없이 부자가 될 수는 없소. 다른 나라, 일테면 미국에서는 자수성가할 수 있지요. 당신은 어떤 일을 합니까?" "집과 땅이죠." "그런데 정말 부모님 무덤을 보러 왔소?" "부모님은 로스코바에 묻히셨소." "어디에 있죠? 당신은 바르샤바 출신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때 여기 살았소. 바로 이 17번지에." "미국 사람들이 오면 거의 그 사람들의 말을 이해 못할 거요. 육십 된 사람이 와도 마치 마흔밖에 안 된 것같이 보입니다. 기껏 젊은 여자들을 따라다니다가 갑자기 아파서 병원에 가게 되지요. 하나 가진 게 있다면 미국 달러요. 1달러면 2루블이지요. 아르헨티나에선 어떤 돈을 쓰지요?" "페소요." "사람들이 여기 오면 고향 같다고들 합니다. 런던에서 온 어떤 사람은 자동차를 타고 우리와 함께 팔레니츠까지 갔었소. 그가 말하길, 런던에는 깨끗한 공기는 없고 연기뿐이며, 해가 밝게 빛날 때가 없다고 했소. 매일 안개가 끼고 비가 내린다고 했소. 거기서는 돈이 파운드라든가 뭐라든가 하는 걸로 계산이 된답니다. 또 한 가지는 어디나 같아요. 끊임없이 뇌물을 주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만약 당신에게 가게가 있고, 가게 문을 저녁 7시에 닫아야 하는데 모두가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서 7시 즈음에야 시장을 보러 간다면 어떻게 문을 닫을 수가 있겠소? 그러니 경찰서장이나 경사들에게 돈을 주지 않으면 안 되지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당신은 고발당할 것이고 몹시 바빠질 거요. 그게 내 일이오. 누구한테 어떻게 주어야 하는지 알아야 되지 않겠소? 무턱대고 3루블을 꺼내어 그냥 경찰서장에게 주어 보시오. 그 자리에서 뇌물 공여죄로 체포될걸. 그뿐이겠소? 그것 때문에 빵간에 갈 거요. 또 몇몇 경찰들과는 (오케)나 (66) 같은 카드 게임을 해서 잃어 주지요." 슈무엘은 쉼 없이 지껄였다. "그렇지 않으면 뇌물을 받지 않아요. 슈무엘 스메테나가 전화해서 카드 게임을 하고 싶다고 하면 서장은 자기가 아무리 못해도 이길 거라는 걸 알지요. 한번은 9자 두 장- (슈라제스)라고 부르기도 하는 쓸데없는 카드죠- 과 잭 두 장을 잡았소. 그런 카드로는 곧 그만두어야 하죠. 하지만 나는 진짜 카드를 치러 간 것이 아니니까. 경찰 부서장이 에이스 네 장을 들고 있는 걸 알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5루블을 걸었죠. 그가 25를 내려놓았을 때 내가 졌소. 보통 그 사람들은 자신이 이길 때면 상대편 카드를 볼 생각도 않소. 하지만 이번에는 그가 손을 뻗어 내 카드를 한 번 보았소. (이 못된 놈, 날 겁나게 하려고 했지?) 그래서 내가 말했소. (그렇습니다, 각하.) 그게 우리들 방식이오. 큰돈을 잃을 각오가 되어 있다면 당신은 스톨리핀이나 차르와도 카드를 칠 수 있소." "에스터." 빵집 여인에게로 몸을 돌리며 슈무엘이 말했다. "당신 남편은 빵 굽는 사람이지 밀수쟁이가 아니오. 하지만 그 또한 뇌물을 먹이지. 경찰 마누라들이 와서는 공짜 롤빨을 가져 가지요. 사실이요 아니오?" "당신은 미국을 발견해 가고 있소?" "빵 굽는 사람이 어떤 죄를 저지르지요?" 에스터는 미소를 지었다. "러시아 돼지의 눈에는 모든 게 죄악이지요. 보건 검사원을 보내서 빵집이 깨끗하지 않다고 주장하지요. 그들 막사에서는 밀가루를 발로 반죽하니까, 오히려 우리 기준으로는 그게 깨끗하지 않은 거지요. 내일 밤 우리 빵집으로 와보세요. 제 남편이 다 말해 줄 겁니다." 그 자그마한 여자는 눈길을 돌렸다. "당신 남편은 밤 11시까지 빵을 굽잖아." 슈무엘이 끼여들었다. "10시경이면 이미 집에 와 있어요," "장난하지 말아요, 에스터. 당신 지금 무얼 하고 있는 거지? 이 사람을 집으로 초대하다니. 맥스, 당신은 저 여자에게 가도 돼요, 그녀의 요리 솜씨는 왕의 입맛도 맞출 수 있을 정도지. 잘생긴 여동생도 있고 예쁜 딸도 있소. 저 여자는 그렇게 못된 여자는 아니오." 모두가 웃었다. 에스터는 어린 소녀처럼 얼굴을 붉혔다. "슈무엘, 말도 안 되는 소리예요, 나는 벌써 할머니란 말이에요." 모두가 떠난 뒤 맥스는 혼자 남아 돈을 치르고 밖으로 나왔다. 보통 여름이면 저녁나절에는 시원해지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벽돌 벽과 양철 지붕과 도로에 깔린 자갈에서 뜨거운 열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거리는 소년 소녀 들로 가득 차있었다. 그들은 거리 한복판에서 뛰어노는 데 정신이 빠져 마차가 바싹 다가올 때까지도 비켜 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맥스는 그노이나 가로 다시 나왔다. 창녀들이 안마당으로 통하는 문 앞에 서서 남자들을 부르고 있었다. 줄곧 마셔서 약간 취기가 오르긴 했지만 기분은 착 가라앉아 있었다.